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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국향대전기념 특별기획전 「이태길 –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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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25. - 12. 31.

전시장소 : 제 1·2전시실

전시내용

2013 국향대전기념 특별기획전 「이태길 – 축제」 

 

 

2013. 10. 25. - 12. 31. 

함평군립미술관 1․2전시실 

 

 

사본 - 포스터템플릿.jpg
 

전시에세이

 

 

축제, 떨림과 울림의 이중주

 

한 방 임 (전시기획자)

 

 

 

 

내 몸 안에 캄캄한 허공

새파란 별 뜨듯

붉은 꽃봉오리 살풋 열리듯 

 

아아

‘花開’

                                                 - 김지하 시 <花開> 일부

 

 

 

  시인 김지하의 시 <花開>의 ‘아아’ 감탄사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세계의 열림은 바로 “내 몸 안”의 캄캄한 “허공”에서 침묵이나 직관의 세계가 열린다는 의미일 게다. 최초 예술은 빛이 없는 어두운 원시동굴 안에서 참 자신과 만나는 ‘마음’으로부터 탄생하였다. 동양에서도 원말 사대가의 한 사람인 황공망 이 그의 저서 <사산수결>에서 처음으로 ‘사(寫,)’라는 표현을 써 그림이란 ‘마음을 옮기는’ 것이라 정의하고 ‘마음이 자연에서 노니는’ 산수화를 그렸다. 그림 예술은 화가의 ‘마음’ 에서 시작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1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난 이태길 작가는 남화산수의 뿌리가 깊고 구상화가 주류를 이루던 남도 화단에 추상화의 뿌리를 내린 강용운과 양수아 제자로 알려져 있다. 1966년 조선대 미술학과를 졸업하였고, 1967년부터 국전에 출품하기 시작하여 1980년까지 무려 특선 3회, 입선 6회를 수상 경력있는 화가였다.

 

  2001년 10월, 작가는 10여년 만에 『축제』 연작을 발표한다. 1993년 국내에 고구려 고분벽화 사진전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려 국내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 2년 뒤인 1995년에 작가는 ‘고구려, 발해 문화탐방’단의 일원으로 만주와 압록강 답사하였다. 또 1996년에는 ‘조선통신사 길을 가다’ 일본 답사여행을 떠났다. 다음해 1997년 두 차례의 답사기행기인『압록강 2천리』를 발간하고 스케치전도 열었다. 그의 여행은 그의 창작활동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된다.

 

  화가는 고구려 벽화에서 시대를 뛰어넘은 새로운 세계, 새로운 사고 등 미처 깨닫지 못한 세계를 발견한다. 그는 자신을 찾기 위한 긴 시간을 천착해오는 과정 속에 ‘자연 속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닌, ‘나의 안에 자연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가 “인간이 태양을 알고 대지를 아는 것이 아니라, 단지 태양을 보는 눈이 있고 대지를 느끼는 손에 있음에 불과하다“라 말한 것처럼, 화가는 자신의 진정한 ‘마음’을 찾는다. 따라서『축제』연작은 예술가로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의 첫걸음이었다.

 

  원시동굴에서 처럼, 고구려 벽화를 통해 화가 자신의 예술세계에 큰 전환점이 된 것은 그림이 보여주는 그토록 생생한 색깔에 화려하고 찬란한 것이었다. 작가는 고구려 벽화가 “1천 5백여 년이나 된 그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赤), 황(黃), 청(靑)의 강렬한 원색과 힘찬 선묘(線描)이 살아 있는 듯 생생했다.” 고 기억한다. 화려한 채색과 안료로써 그려져 천수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 광채를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을 것이다.  

 

  화가가 본 고분 내부의 건축적인 구조는 과학적이고 기능적이며 간결하였는데, 이를 장식한 벽화의 구성과 내용은 고분과 일체를 이루면서 그 시대의 문화적 가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벽면에는 현실세계를 표현하고 천정에는 천상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어 무덤내부는 마치 소우주와 같은 공간을 보는 것 같았다. 천정에 그려진 해와 달, 황룡, 오작 등 천상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그 세계가 속세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불가분의 관계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의『축제』연작은 민족 고유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인간과 사물, 우주와 자연의 섭리를 포함해 역동성이 강한 전래의 춤을 회화적으로 풀어낸 작품들이다.『축제』작품 속에는 다양한 자연과 삶에 대한 관조, 기억과 회상, 그리고 새 날을 위한 기대 등이 담겨져 있다.   

 

 

사본 - 90 이태길 97X162cm.jpg
축제·부귀(富貴)를 노래함, 97×162, oil on canvas, 2012 

 

 

『축제』-자연과 삶

  먼저, 자연과 삶에 대한 관조에 대한 작품은 고구려 벽화의 도상적 이미지가 주로 등장하고, 현세의 자신과 주변의 삶에 대해 관조를 통한 자연에로의 이상세계를 그렸다. 해와 달, 구름, 달빛 속의 탑돌이 춤을 소재로 그린 <해와 달> <구름과 함께> <달과 그림> <달과 구름과 학> <달과 탑> <탑돌이> 등은 대표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학을 그린 <장생도>와 <학 마을>이 있고, 부귀를 상징하는 청룡과 모란을 그린 <모란도> <운주사에서>가 있다. 우리 조상들이 삶을 즐길 줄 알았고, 아름다움과 멋을 향수할 줄 알았던 옛 선조들의 멋과 삶을 더듬어 가는 작가의 작업인 셈이다.

 

『축제』-기억과 회상 

  또한 기억과 회상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과정을 그렸다. 태어나고 살았던  고향, 친구, 산하, 가을 산을 주제로 기억 속의 삶을 표현한다. 농악을 소재로 그린 <세 친구> <고향친구들> <고향생각> <재회> <옛 생각> <그리움> 등이 있으며,  <가을> <진달래 능선에서> <아침> <하얀 산> 등은 나팔 꽃, 소나무와 학, 진달래 꽃 그림 배경으로는 산 풍경을 그림으로써 작가의 중국 만주지역의 광활한 대자연에 대한 동경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본 - 107 이태길 130.5X130.5cm.jpg
축제·빛나는 태양, 130.5×130.5, oil on canvas, 2012 

 

 

『축제』- 새날을 위하여  

  작가는 현대적 의미에 『축제』에 대해, 생의 의지, 삶에 대한 성찰과 회한, 나아가 새로운 도약을 얘기한다. <설레임> <마음을 비우고> <울림을 위하여>작품은 『축제』에 의한 ‘마음’ 울림을 드러내고 있으며, 인간 화합의 장을 그린 <공동체 의식> <동반자>, 새날의 대동 세상을 그린 <사유의 공간> <달빛 그림자> <인고의 세월> <빛나는 태양> 작품들도 있다. 

 『축제』연작은 또한 작가가 고백한 것처럼 “자유로부터 구성된 공간”에 대한 실험작업을 보여준다. 자유에의 도약을 향한 의지의 예술적 표현은 격렬하고 색채는 화려한 빛깔을 내뿜는다. 표현이 강한 신사실주의기법의 <황홀경> <그림자 사랑> <새로움을 찾아> 등이 있고, 구성주의적인 <춤추는 사람들> <즐거운 사람들> 들이 있다. 입체주의 화가 페르낭 레제 (Fernand Léger, 1881-1955)가 기계적인 동적인 미를 흡수하여 명쾌한 구도로 정물·인물을 그렸듯이, <만남> 작품은 동적인 구도를 취하여 심리적인 표현을 강조하였다. 작품 <한마음> <내 마음> <얼마나 좋을까> 는 대상의 움직임을 통일감 있게 표현함으로서 주제를 부각하고자 하였다.  

 

 

참고자료

이태길, 『압록강 2천리-캔버스에 담아 온 민족의 발자취』, 아트원, 2006. 

조선일보사, 『집안 고구려 고분 벽화』, 1993.

(사)한국미술협회 광주광역시지회, 『광주전남근현대미술총서(Ⅱ)』(2010).

안휘준, 「중국 집안 지역의 고구려 고분벽화」, 『집안 고구려 고분 벽화』 (조선일보사, 1993). 

수잔네 뫼부스(공병혜 옮김), 『쇼펜하우어-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이학사, 2002. 

니카자와 신이치, 『예술인류학』, 동아시아,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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