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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군립미술관 특별기획전 “두썸씽(Do Something)-그의꽃이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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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2 – 6.29

전시장소 : 제 1전시실

전시내용

함평군립미술관 특별기획전 “두썸씽(Do Something)-그의꽃이되고싶다.”

 

 

2014. 5.2 – 6.29

함평군립미술관 1층 제 1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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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김지원, 박문종, 박소영, 박인선, 박정희, 

배상윤, 오혜경, 윤남웅, 이진경, 정다운, 

조은경, 주대희, 진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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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세이

 

 

「두썸씽: 그의꽃이되고싶다」展을 기획하며

 

한 방 임(전시기획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김춘수의 시 <꽃> 중에서

 

 

  ‘어찌 할 수가 없구나! 꽃이 져서 떨어지는 것을.’ 알록달록 꽃비가 내리고 일치감치 핀 꽃들이 봄비와 함께 떨어지니 짧은 봄날에 대한 슬픔과 아쉬움이 자연스럽게 솟아난다. 꽃은 저절로 피었다가 지지만 봄이 가고 가을이 오면 더 늙을 테고 제비는 또 돌아오지만 인간사는 그렇지 않다. 레베렌츠의 건축적 서사에서 이루어진 그 죽은 자의 세계는 ‘사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가’를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삶의 풍경이며, 우리 삶의 가장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의 시에서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싯구처럼. 우리의 ‘삶에의 애착’은 창조적 감정에서 성립된다. 

        

  불꽃놀이에 대해 독일의 철학자 아도르노는 인간 앞에 신이 섬광처럼 나타나는 신비체험에 비유한다. 꽃불의 매력은 만개한 순간에 곧바로 스러지는 데서 온다. 손으로 잡을 수 없게 섬광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은 예술의 진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의 말대로 예술의 원형인지 모른다. 순간적으로 사라지므로 의미를 추적하여 읽을 수 없는 문자이기도 하다. 이처럼 ‘표현 불가능한 것의 표현’이기에 예술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충격을 준다. 

 

  우리 인식의 전부이자 역동적이고 유동적이고 끝없이 변화하는 것이 자연이다. ‘봄’이라고 하면 다만 ‘꽃’을 가리키게 되지만 ‘봄’으로 시작하는 그 속에 내포된 의미가 많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끝없는 미감과 연상을 가져다주게 된다. 봄빛, 봄의 햇살, 봄기운이란 말이 봄날을 연상하게 해서 ‘꽃’이라고 할 때보다 여운이 더욱 깊다. 빛은 생명과 감정을 의미한다. 보들레르가 말한 것처럼 색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것, ‘생명의 영원한 전율’이다. 작품을 화가의 영혼과 관객의 영혼을 연결시키는 신비한 가교이자 상상력에 호소하는 언어인 것이다. 

 

  제16회 함평나비대축제기념「두썸씽Do Something : 그의꽃이되고싶다」展(2014. 5. 2~6. 29)에서는 ‘봄이 설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제시하고, 앙리 베르그송이 ‘모든 의식은 어떤 것이다(toute conscience est quelque chose)’ 고 말했듯이 우리의 의식적 지각, 표상이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 지 해명하고 자 한다. 일정한 ‘행동(action)’ 관점에서 우리가 무엇인가 보고, 듣고, 만지는 것은 생명적 관심 때문이요, 예술은 확실히 실재에 대해 더더욱 직접적인 비전일 뿐이다. 이 생명의 도약과 이상적인 리얼리즘이라는 현대미술의 핵심적 가치를 드러내는 예술작품들이 선보인다.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에 나타난 나비와 같은 곤충은 ‘행동적인 삶’을, 꽃은 ‘관상(觀想)적인 삶’을 표상한다. 소소한 것으로 전체 우주의 법칙 혹은 세계를 유비할 수 있다는 고고한 확신이며, ‘보이는 것’에 대한 그 무한한 신뢰이다. 작가 박정희의 작품은 이젤 앞에서 꼼꼼하게 꽃잎하나하나 한점 한점을 그리며 보낸 시간의 충만함이 있다. 그는 자연의 섭리는 모든 우주와 세계로부터 한 송이 꽃이나 곤충과 같은 미물에 이르기 까지 내재해 있다고 본다. 윤남웅의 꽃은 단지 한가하고 안일한 정취나 심정을 표현에 머무르지 않는다. 현실과 긴밀히 연결되어 강렬한 애증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김지원의 <맨드라미>는 한 여름날 점심 후의 휴식이라는 생활 속 작은 풍경을 연상한다. 무성한 나무들이 서로 어울려 특별히 청량하고 평온해 보인다. 작가의 손을 통해 불꽃같이 활짝 핀 맨드라미는 오후의 휴식같은 모두 몽롱한 미감을 띠고 있다. 시간의 펼쳐짐에 따라 자신에 의한 자신의 감응인 기억, 꿈, 몽환적 이미지를 띠고 있어 대상과 거의 구분할 수 없는 비전을 보여준다. 진시영 작업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유기체적인 신체는 공감각의 개별분리를 통하여 감각이 몰입되고 거대한 빛의 망으로 증폭된다. 조개껍질의 아름다움은 창조의 신비와 창조주의의 권위를 드러낸다. 그 가장 아름다운 광택을 천상의 위대한 빛으로부터 받아 그 빛을 인간의 정신을 고양하도록 비추고 있다. 

 

  의경(意境)에서의 ‘경(境)’은 그림에 생활의 형상이 객관적으로 반영된 것이고, ‘의(意)’는 작가의 마음 속 감정이나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을 말한다. ‘감정과 객관 사물의 융합’과 ‘형식과 정신의 겸비’하는 예술적 경지이다. 배상윤은 봄날만의 독특한 장면을 그리고 상상력을 통해 주관적인 정감이 드러낸다. 경치의 묘사에 계절적 특징이 선명하게 형상화되어 봄날의 모습과 작가의 유쾌한 심정이 잘 묘사돼 감정과 객관 사물이 융합해 아름다운 의경을 만들고 있다. 박소영의 초록은 자연을 동경하며 폴 세잔이 ‘눈으로 충분히 사유해야 한다’는 대명제를 이행하며,‘색이 풍요로움에 있다면 형태는 충만함에 있다’는 사유를 종합한다. 그의 껍질은 지난 삶의 기억들을 새로운 생명-이미지로 재탄생시킨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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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과 박문종은 자연과의 화해와 일치를 드러나고, 하늘과 인간이, 자연과 세계가 간극없는 하나의 유기적인 일체가 된다. 이진경은 현실세계의 질서에 순응하고 생명감에 대한 유동적이고 끊임없는 변화의 의미를 가시화한 은유이다. 박문종은 자연스런 생의 욕구가 기술한 기호들이고 문자이고 이미지를 닮았다. 그의 인간에 대한 깊은 슬픔과 애정에 의한, 대상에 대한 진정한 체득이며 자연과의 긴밀한 교감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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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혜경의 <우리 손만 잡고 잘까>와 주대희의 <누굴위해 웃는가>, 그리고 조은경의 <love>는 일상 삶의 풍경 속에 비친 인간의 욕구와 필요에 의해 자기 주변의 이미지를 변화시킨 작업이다. 사변적 관심과 관조적 관심이 아닌 생명적 관심을 일깨워 다시 행동으로 연장하기 위한 것이다.  

 

  박인선, 정다운 작품에서 재미있고 희한한 것들의 집적은 모자이크를 닮아 있지만 스스로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기록하고 모은 것이 아니다. 한 개인의 시선에 의해서만 사물들은 실제로 존재하게 되며, 의미화된 타자 혹은 사물들의 매개에 의해서 작가는 사회와 화해한다. 어둠 속에서 조각과 파편을 모아왔으며, 그것을 다시 재배열하고 합체함으로써 현실과 비현실에 공존하는 또 다른 이미지를 창조해내는 작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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