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27. ~ 9.1.
전시장소 : 함평군립미술관 1,2전시실
2024.6.27. ~ 9.1.
전시장소 : 함평군립미술관 1,2전시실
전시내용
미술시간
이도헌 함평군립미술관 학예연구사
함평미술은 함평과 인연을 맺은 많은 작가의 활동을 통해 형성되고 성장하고 있다. 오당 안동숙(1922~2016), 평보 서희환(1934~1995), 백열 김영태(b.1927) 등 함평 출신의 걸출한 화가들을 배출하였으며, 현대에는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작가들과 더불어 함평미술인협회·함평공예인협회·함평서예협회 등 매년 협회전을 개최할 만큼 다수의 예술가가 활동하고 있다. 각자 추구하는 미술은 다르지만, 함평이라는 매개체로 연결되어 그들의 활동 하나하나가 함평이 문화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건강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촌향도(離村向都)의 추세가 계속되고 저출산 시대의 흐름 속에 함평미술의 자양분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함평과 함평미술을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인구의 이주(移住)’와 ‘관계 인구 증대’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이번 특별전에 참여하는 작가 4인은 함평미술이 처한 현실에 대한 이상적 해결책이자 모범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작가들의 출신지는 다르지만 저마다 함평과 인연을 맺고 함평미술의 현재이자 미래로서 활약하며 함평과 함평미술을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기에 특별전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김광옥과 임혜숙은 함평으로 이주하여 정착한 작가들이다.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캠퍼스 커플로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작가는 중고교 교사로 오래 재직하였다. 우연히 미술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면서 다양한 미술교육의 필요성과 사명감을 깨닫고 2006년 함평군 해보면 산내리에 ‘잠월미술관’을 설립하여 전시와 체험활동을 통해 그 뜻을 펼치고 있다. 특히, 산내리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활동과 전시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으며 현대 미술교육 분야에서 회자되는 업적을 이어오고 있다. 미술관 운영과 함께 작가로서 활동 중인 김광옥은 농촌과 산간, 바다 풍경을, 임혜숙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들판의 꽃과 풀을 소재로 한 한국화를 주로 그려내고 있다.
다음으로 윤정귀는 함평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작가이다. 34년간 교사로 재직하였으며 조각가이자 솟대 명장으로 활동 중이다. 거주지는 광주이며 함평군 해보면 모평마을에 작업실을 두고 솟대 작업에 전념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전통 민속 미술로서 솟대를 널리 알리기 위해 나주에 솟대 갤러리를 운영 중이며 함평, 광주, 나주를 오가며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일생의 소재인 솟대는 꿈·소망·희망 등을 담아낸 민속 미술로서 전통미술의 정겨움을 전하고 모든 이의 안녕을 기원하고자 창작과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끝으로 양원철은 함평에서 교사로 재직한 작가이다. 해남 출신의 양원철은 함평군 나산면 나산중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2015년 퇴직하였으며 1971년부터 현재까지 작품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연잎 작가’로 불릴 만큼 연잎을 그리는 데 몰두하였으며 1984년·1985년 2회 연속 국전에 입선하며 기염을 토했다. 현재는 작품 활동과 더불어 각종 미술대전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2023년에는 함평군립미술관에 자신의 연잎 작품을 기증하는 등 전남미술의 원로로서 후배 작가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전시명 '미술 시간'은 참여 작가 4인이 함평과의 인연 외에 모두 교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에서 착안하였다. 우리가 학창 시절 어느 선생님을 담당 과목명으로 지칭했듯이, '미술 시간'은 어쩌면 미술 선생님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의 미술 시간을 전담하던 이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의 미술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전시는 작가들의 소재를 대하는 방식에 따라 1교시 '담아내기'와 2교시 '바라보기'로 구성되었다. 1교시 ‘담아내기’는 한 가지 소재를 일생의 소재로 삼아 깊이 탐구하여 심상(心象)을 표출한 양원철·윤정귀 작가의 작품을 다룬다. 두 작가에게 ‘연잎’과 ‘솟대’는 작가의 심상과 염원을 담아낸 표상(表象)으로써 그 깊이와 의미가 남다른 작품세계를 완성하였다. 2교시 ‘바라보기’는 일상의 소재를 관찰하며 오브제를 통해 전해지는 정겨움과 그리움, 애정과 관심을 그려낸 김광옥·임혜숙 작가의 작품을 다룬다. 두 작가에게 산내리에서 생활하며 보이는 자연의 모든 것들은 작품의 소재로서 작가가 느낀 감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전시되는 작품들을 통해 연꽃·솟대·풍경·들꽃 등 소재의 다양성,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의 상호적 관계, 서양화와 동양화 재료적 특성,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업방식 등을 감상하며 함평미술의 다채로움을 조명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오늘도 묵묵히 작품 활동을 통해 함평과 함평미술을 빛내주고 계신 여러 함평 작가 여러분들을 항상 응원하며 지속하여 성장할 함평미술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